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토대'부문 선정의 변
계원예술대학교 블랙리스트 총장 비상대책위원회
2019년 9월 2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실질적 인물이었던 송수근 전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의 계원예대 총장 취임식이 강행되었다. 이에 계원예대 학생 1681명 중 1668명은 송수근의 총장직 수행을 반대하며 투쟁을 시작했다.
송수근은 현재 블랙리스트와 관련하여 책임질 것도 잘못한 것도 없다며 계원예대의 교육 현장과 문화예술계의 근간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에 ‘계원예대 블랙리스트 총장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은 블랙리스트 사태 피해자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관련자 처벌 등의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시점에서 발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블랙리스트 국면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더 악화될 것인지 아닌지를 가늠하게 하는 최전선 싸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약 송수근 계원예대 총장 임명이 인정된다면 블랙리스트 실행에 대한 반성과 처벌 요구를 비웃는 다른 가해자들이 다시 문화예술 현장의 중심을 헤집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송수근 총장 임명’은 계원예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블랙리스트 사태로 피멍이 든 한국사회에 던진 폭력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연대할 필요성을 느낀다. 또한 이러한 인식을 거듭 되뇌며 계원예대 블랙리스트 총장 비대위와 투쟁을 <주목할 만한 토대>로 선정한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자 복직투쟁
푸니쿨리 푸니 쿨라, You raise me up… 여느 투쟁현장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노래가 어느 성악가의 목소리를 타고 거리에 울려 퍼진다. 좌중의 사람들은 물론 지나가던 이들조차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노래는 국립오페라합창단에서 해고된 무대 위 예술노동자들이 10년의 세월 동안 복직을 요구하며 외치는 거리의 노래, 투쟁의 목소리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은 국립오페라합창단을 해체하고 단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무대로 돌아가 노래하고 싶다고 외치기 시작했고 어느 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투쟁도 운동도 모르고 오직 노래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던 이들이 집회를 하고 천막을 치고 단식까지 해가며 온 생을 걸고 싸운 것이다.
오페라를 모르던 이들에게 오페라를 알리고, 예술노동을 모르던 동지들에게 예술행위 역시 여느 노동과 다르지 않음을 알렸다. 거리에서 노래 부름으로써 예술을 우리의 일상으로 끌어당져 주었다. 예술노동을 위해 10년을 치열하게 싸운 동지들에게 레드어워드를 드린다.
예술대학생 네트워크
전국 30여 개 예술대학 학생회와 예술대학 학생들 그리고 활동가의 네트워크인 예술대학생네트워크(이하 예대넷)는 2017년에 탄생했다. 지금까지 예술대학들은 예체능 계열의 특수성이라는 모호한 근거만으로 등록금을 차등 적용해왔다. 교육부의 ‘2018년 전국대학 계열별 등록금’자료에 따르면 예술계열 연간 평균 등록금은 773만 원으로, 전체 계열 평균인 668만 원에 비해 100만 원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대한 신념과 철학이 없는 대학은 학생을 그저 돈벌이 대상으로만 생각하여 교원 비율 미준수, 학생 1인당 교사(校舍)면적 기준 미달, 차등 등록금 대비 턱없이 낮은 재료비나 실습비, 기자재 노후화, 안전사고 등의 문제를 방치해왔다. 이러한 고질적 문제들은 예술대학 밖으로 꺼내져서 문제화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부터 예대넷이 예술대학 문제는 전국의 예술대학생이 나서서 바꿔야 한다는 기조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갔으며, 그 결과 예술대학에 적체되어 있던 썩은 고름들이 외부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름이 빠진 자리는 이제 조금씩 새살로 채워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대넷은 문화예술을 유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활동에 해당하는 ‘주목할 만한 토대’ 부문에 선정됨이 마땅하다.
2019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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