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연대'부문 선정의 변
故 김용균 노동자 추모음반 ‘몸의 중심’
“몸의 중심은 생각하는 뇌가 아니다.
숨 쉬는 폐가 아니다.
피 끓는 심장이 아니다.
아픈 곳, 그곳으로 온 몸이 움직인다.”
- 수록곡 ‘몸의 중심’ 중에서
사람들은 슬픔과 연민을 통해 내면의 분노를 일깨우며, 우리는 공감과 연대감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며 따뜻한 사람의 피를 채워 몸을 덥힌다. 사람의 마음으로 예술가가 만드는 작품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언어다. 예술적 언어는 누군가의 내면에 부딪쳐 분노가 되고, 위로가 되고, 때로는 밥과 술이 되어 동요케 하고, 춤추게 하며, 맑고 투명한 눈물로 맺혀 반짝이게 한다.
문진오, 류금신, 김가영, 황경하, 세민, 건주, 정수민, 김민주, 삼각전파사 등의 음악가들이 고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며 만들고 노래한 아홉 개의 곡이 담긴 이 음반에는 몸의 중심을 향해 또르르 흐르는 그것이 있다.
슬픔과 아픔에 공감하고 마음의 울림을 오롯이 건져 올린 음반 ‘몸의 중심’에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연대>를 시상한다.
문화연대
표현의 자유 투쟁,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문화예술교육 제도화, 대마 비범죄화 운동, 민중의 집 건립, 콜트·콜텍 싸움, 한미FTA 저지 활동,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문화활동가 대회…. 문화연대가 지난 20년 동안 한 활동이나 키워드를 다 뽑아내려면 지면이 모자란다. 문화연대의 20년은 이름 그대로 전방위적인 연대활동과 문화사회의 가치확산을 위해 분주한 시간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문화적 관점 확산을 위한 정책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했으며,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는 데 공헌하였다. 어떤 면에서 지난 20년간 한국사회의 문화적 진전은 문화연대의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빚을 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무 살은 성년이다. 사람의 성년은 경험과 인식의 폭이 비약적으로 확대되는 시기이다. 문화연대 역시 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새롭고 더 넓고 더 치열한 활동을 전개하길 기대하며 <레드 어워드 – 주목할 만한 연대>로 그간 활동에 감사를 보낸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가장 아름다운 도로’ ‘비자림로 삼나무 숲이’ 베어졌다는 소식에 파괴된 구럼비 바위와 죽어간 생명들이 떠올랐다. 자본주의에 포섭된 폭력적인 국가주의 개발 앞에서 인간과 자연은 더 이상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을 수 없다.
2018년 8월12일, 1000그루 가까운 나무가 베어진 비자림로 현장에서 나무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결성된 모임,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 모임>. 이들은 숲속 작은 오두막집을 짓고, 살금살금 걸으며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을 하고, 동식물의 소중함, 환경의 보존 그리고 제주의 난개발 문제까지 주제를 확장하며 토론회를 열었다. 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환경조사를 하고, 온 몸으로 제주도의 공사 강행을 저지하고 감시했다. 이들의 노력은 비자림로의 파괴를 전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고, 공사를 중단시켰다. 모두 시민들의 힘이다.
국가 주도의 개발주의 시대를 넘어 현재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곳에서든 개발을 명목으로 존재들의 삶은 떠밀려왔다. 바다가 사라지고, 숲이 사라지고, 동네가 사라져도 ‘어쩔수 없다’며 무기력해 하는 도시인들에게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투쟁의 아름다움과 변화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비자림로의 공사는 중단된 상태이나 전면 백지화가 필요하고, 이미 파괴된 숲은 복원해야 한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지속되도록 우리는 작은 손 내밀어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에 연대한다
무용인 희망연대 오롯 #위드유
도제식 교육의 위계질서가 강한 무용계에서 <무용인 희망연대 오롯>의 존재는 좀 더 나은 무용생태계의 희망과 같다. 이들은 위계적 폭력이 가시화되기 어려운 무용계에서 #미투(#Me_Too)가 일어나자 즉각 무용계 성폭력 반대 및 성평등 예술 환경을 위한 연대 대책위를 꾸리고, #위드유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미투를 지지하기 위하여 성명, 탄원서를 내고 재판 참관을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매번 변화하는 상황과 과정, 결과를 꼼꼼하게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가해가 가능했던 조건과 배경,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까지 가시화시켰다. 또한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이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줌과 동시에 가해자에게는 냉철한 감시자가 되었다.
<무용인 희망연대 오롯 #위드유>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실천적인 연대로 주목할 수밖에 없다.
2019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회




'레드 어워드 아카이브 > 2019 레드 어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형식'부문 선정의 변 (0) | 2020.10.10 |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토대'부문 선정의 변 (0) | 2020.10.10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선정의 변 (0) | 2020.10.10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반동'부문 선정의 변 (0) | 2020.10.10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담론'부문 선정의 변 (0) | 2020.10.10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형식'부문 선정의 변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형식'부문 선정의 변
2020.10.10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토대'부문 선정의 변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토대'부문 선정의 변
2020.10.10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선정의 변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선정의 변
2020.10.10 -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반동'부문 선정의 변
2019 레드 어워드 '주목할 만한 반동'부문 선정의 변
2020.10.10
댓글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