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레드어워드 결과와 감사의 말씀 - 고마움과 다짐을 담아
고마움과 다짐을 담아
한국 최초의 좌파예술종합시상식 제2회 레드어워드(RED AWARDS)가 지난 2월 14일, 많은 분들의 축하와 응원 속에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레드어워드를 준비한 선정위원회 열 아홉 분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사회를 맡아준 변영주 감독, 축하공연을 펼쳐준 윤영배, 정윤경, 단편선에게 감사드립니다. 시상자로 나선 제1회 레드어워드 수상자들과 현장을 찾아준 예술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레드어워드를 열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한 노동당, 노동당 서울시당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 부족하고 작기만한 예산을 위하여 마음을 보태준 개인후원자들(류성이, 신순영, 이선옥, 하종강, ○○○)의 이름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시상식에 온기를 더해준 많은 분들, 또한 이용길 대표와 여러 노동당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수상자들과 후보자들에게 축하와 응원의 말씀을 올립니다. 비록 부문별 수상작은 하나였으나 후보 모두를 향한 마음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두 번째 행사가 되다보니 오히려 부족한 점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다음에는 더 신중하게, 더 마음을 써가며 준비하겠습니다. 애정을 담아 조언하는 마음도 없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감춰진 작업들을 알려내기 위하여 시작한, 작고 가난한 축제의 첫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시상식 모습과 '수상결과+선정의 변'입니다>
★ 미술 부문 : 이윤엽 등 <밀양의 얼굴들>
판화가 이윤엽의 작업 대부분이 삶의 노동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공장 밖으로 내몰린 노동자, 논을 매는 할아버지, 철거당한 상인들. 모든 형태의 노동이 그의 작품에 녹아있습니다. 밀양 할매들의 모습에서 내 이웃집 할머니의 모습을 보았고, 해고당한 노동자의 모습에서 내 아버지를 보았으며, 철거당한 상인들의 모습에서 내 어머니의 모습을 찾습니다. 그의 작품은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투쟁 현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며, 그는 자신의 작품이 투쟁의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투쟁의 현장, 삶의 현장에 늘 함께하는 작가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르포 부문 : 천의봉 <철탑일기>
르포 부문 수상작 <천의봉의 철탑일기>는,
현대자동차비정규직 노동자인 천의봉 동지가 300일 가까이 철탑 고공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기록한 일기입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솔직하고 담담한 문체로 비정규직과 자본의 문제, 노동운동과 연대의 의미까지 두루 통찰하는 귀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앞으로도 싸움의 복판에 있는 당사자들의 기록이 계속 발굴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귀한 기록을 남겨 준 노동자 천의봉에게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담아 이 상을 드립니다. 하지만 철탑일기 2가 기록되는 상황은 없었으면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 사진 부문 : 최병승 <철탑사진일기>
최병승은 천의봉과 함께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 철폐를 위해 2012년 10월 17일 철탑에 올랐습니다. 3백여 일 동안 혹한과 폭염 속에서 고공농성을 했습니다. 그동안 철탑에서 맞이한 첫 새벽의 공장 풍경을 시작으로 탑 안과 밖의 일상과 풍경, 용역의 침탈, 조합원들과 연대 대오 투쟁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기록하고 트위터로 전송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탑 아래 세상에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켰습니다. 변화된 매체 환경 속에서 사진이 어떻게 자본에 저항하는 노동자의 ‘스마트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훌륭한 한 가지 보기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영화 부문 : 연상호 <사이비>
영화 부문 수상작인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접 드러낸 애니메이션입니다. 전작 <돼지의 왕>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연상호 감독은 만화가 최규석, 음악감독 장영규 등과 함께 또 다시 색다른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수몰예정지를 배경으로 거짓 목사와 진실을 알고 있는 술주정뱅이를 등장시켜 종교와 권력, 믿음과 정의의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에 대하여 무거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음악 부문 : 윤영배 <위험한 세계>
음악 부문 수상자 윤영배 씨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이한철, 나윤선, 조동익 등과 함께 음악작업을 해왔습니다. 특히 장필순의 명곡들을 만들어낸 장본인입니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신촌 두리반과 용산 해방촌 그리고 팔당 두물머리를 오가며 노래로 힘을 보태어왔습니다. 2013년에 발표한 <위험한 세계>는 ‘자본주의’와 ‘점거’ 그리고 ‘구속’을 노래하고, ‘철탑’과 ‘망루’를 노래합니다. 삶과 음악, 태도와 음악이 만난 귀한 사례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만화 부문 : 최규석 <송곳>
만화 부문 수상작 <송곳>은,
한국 최초의 본격 노동운동 만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상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대중예술 분야에 노동을 주제로 한 작품이 발표된 것, 그것도 네이버 웹툰이라는 공간에서 성공적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작가 최규석은 오랜 동안 노동자들을 만나며 노동만화를 기획했고, 성실한 기록의 과정을 거쳐 ‘서사물로서의 노동만화’인 <송곳>을 탄생시켰습니다. <송곳>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한 번도 주인공인 적 없었던 노동자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상을 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 연극 부문 : 진동젤리 <구일만 햄릿>
진동젤리는 2009년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작은 진동에 함께 공명하며, 젤리처럼 유연하게 진동을 전달하는 매질이 되고자 만들어진 종합예술집단입니다. 연극 <구일만 햄릿>의 공동연출, 권은영씨와 매운콩은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현실만을 무대화하거나, <햄릿> 원작을 재현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현실과 허구가 만나 대화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2500일이 넘는 시간동안 투쟁하고 있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삶과,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이 만나는, 웃고 있지만 슬픈 연극 <구일만햄릿>을 탄생시켰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올해의 퍼포먼스 : 구럼비를 사랑하는 사람들 <삼성물산 앞 구럼비 살리기 평화행동>
2012년 3월, ‘구럼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삼성의 구럼비 발파 즉각 중단을 촉구하며 삼성물산 앞에서 평화행동을 진행했습니다. ‘내가 구럼비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복장을 하고 빨간 페인트를 온 몸에 뒤집어쓰는 비폭력 시위에 삼성은 폭력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평화행동 참가자들은 업무방해죄, 재물손괴 등의 이유로 그 자리에서 연행되었습니다. 퍼포먼스는 2012년에 이루어졌으나 현재 거대자본 삼성과 맞서 재판을 진행 중인 ‘구럼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의미를 담아 2013년 <올해의 퍼포먼스>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안티-레드 : 최성영(전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
우리사회의 진보와 양심을 거스르는 사람에게 주는 안티-레드의 수상자 최성영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은,
수많은 합법집회를 방해하고, 시민들을 불법연행하며, 무수한 망발을 쏟아내는, 이 시대 최악의 경찰관입니다.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 철거라는 패륜과 민주노총 본부 침탈의 만행은 역사가 기억할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의 양심은 더욱 투지로 불타오르게 되었습니다. 법을 수호한다며 법을 지키지 않는 최성영의 총경 승진을 저주하며, 상당히 아깝지만, 이 상을 하사합니다.
★ 특별상 : 이동슈
특별상 수상자 이동슈는,
현장시사만화가이며 본격 순정풍 현장인물 풍자화를 그리는 '레알로망' 캐리커처리스트입니다. 또한 노동 현장에서 캐리커처를 그리는 훌륭한 만화가입니다. 싫어하는 사람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4년 전부터 레알로망 캐리커처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투쟁하는 사람들, 자신이 지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리며 행복을 느낀다는 이동슈 화백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적극 알리는데 애쓴 점을 높이 사 수상자로 결정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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