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레드 어워드 총평
올해는 주목할 만한 반동을 포함하여 총 8개 부문에서 22개 수상작이 선정되었다. 22개의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3개의 키워드가 발견된다. 그것은 노동, 청년, 소수자이다.
첫째, 노동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약진하였다. 드라마 <닥터 탐정>, 연극 <섹스 인 더 시티>와 <이게 마지막이야>, 음반 <몸의 중심>과 <서럽다 꿈같다 우습다> 등이 여기 속한다.
<닥터 탐정>의 송윤희 작가는 장르 드라마를 통해 예민한 노동이슈를 담는 놀라운 용기를 보여준다. 드라마는 구의역 참사, 수은 중독, 메탄올 중독 등을 서사에 녹여낼 뿐 아니라, 실제 화면을 담은 에필로그를 첨부해 앞의 장면들이 허구가 아닌 현실의 재구성임을 감각시킨다. 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매체인 지상파 드라마를 통해 가장 통렬한 자본주의 비판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송김경화 연출의 연극 <섹스 인더 시티>는 전·현직 간호사 다섯 명의 사정을 각자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작품은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간호사들이 자신을 돌볼 수 없는 문제를 안타깝게 그린다.
이연주 작가의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는 우리에게 노동과 연대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게 한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버티겠다는 마음과 또 다른 약속이 피어나게 한다.
故김용균 노동자 추모 음반 <몸의 중심>에는 9명의 뮤지션들이 작업한 9곡이 담겨있다. 수록된 노래들은 몸의 중심이 ‘아픈 곳’임을 환기시키며, 지금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고통의 지점을 향해 시선을 돌리도록 한다.
<서럽다 꿈같다 우습다>는 노동가수 연영석이 14년 만에 발표한 새 음반으로, 일상 언어의 묘미를 살린 해학적인 표현으로 노동현실과 이주노동자에 대해 노래한다.
둘째, 청년들이 자신이 겪는 문제의 주체로 나섰다. 예술대학생네트워크, 계원예술대학교 블랙리스트 총장 비상대책위원회가 여기에 속한다.
예술대학생네트워크(예대넷)는 전국 30여 개 예술대학 학생회와 예술대학 학생들 그리고 활동가들의 네트워크이다. 예술계열의 등록금은 전체계열 평균 등록금에 비해 약 100만 원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대학은 교원 비율 미준수, 학생 1인당 교사(校舍)면적 기준 미달, 차등 등록금 대비 턱없이 낮은 재료비나 실습비, 기자재 노후화, 안전사고 등의 문제를 방치해 왔다. 2017년 예술대학 문제는 전국의 예술대학생이 나서서 바꿔야 한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예대넷이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와 예술대학의 적폐들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계원예술대학교 블랙리스트 총장 비상대책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실질적 인물이었던 송수근 전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이 계원예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것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결사이다. 계원예대 학생들 1681명 중 1668명이 송수근의 총장직 수행을 반대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셋째, 침묵을 강요당하던 소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작품들이 여러 편 발표되었다. 책 <희망 대신 욕망>과 이정식의 퍼포먼스, 기획기사 <#오빠 미투>,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이 여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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