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레드 어워드 [트 : 혁명과 공전 사이에서]
2017년은 모두에게 특별했습니다. 정권을 잃었다는 보수주의자들에게나 정권을 되찾았다는 진보주의자들에게나, 승리감에 도취한 자유주의자들에게나 현실의 한계를 절감한 사회주의자들에게나, 2017년은 분명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물론, 지난 10년보다는 나아지리라는 희망과 겨우 10년 전으로 돌아가리라는 절망 사이의 골은 여전히 깊기만 합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낡은 정권의 타도를 외쳤던 노동자는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고, 제국의 낡은 무기가 평화라는 미명 아래 반도의 작은 마을에 배치됐으며, 언제 재앙이 될지 모를 낡은 핵발전은 공론의 이름으로 계속 남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해 우리가 이룬 것이 과연 민주주의라면, 그 민주주의는 이 낡은 것들과 더불어 사는 민주주의, 참으로 소박한 민주주의였습니다.
희망과 절망 사이의 차이는 각각이 원하는 민주주의와 꿈꾸는 사회의 차이만큼 컸고, 해서 어느 편에서도 넘기 힘들었습니다. 백만 천만의 촛불이 꺼지고 이제 하얀 눈이 뒤덮은 인적 드문 광야에서 발견하는 발자국은 그래서 더욱 반갑습니다. 곳곳에 흩어져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외롭게 저항하던 사람들과의 재회는 그래서 더욱 소중합니다.
해서 2017 레드 어워드는 혁명 100주년을 보내며 새로운 세계와의 재회와 연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합니다. 낡은 것들과 더불어 살기를 거부하고 더 많은 민주주의를 꿈꾸는 사람들의 진지, 100년 전 같은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 ‘트’라 불렀던 이 진지들을 찾아 잇고자 합니다. ‘트’와의 재회와 연대는 새로운 세계의 준비이자 그 자체로 새로운 세계의 시작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실패했고, 앞으로도 실패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더 많은 민주주의를 꿈꾸는 자의 몫이라면, 기꺼이 그 짐을 맡을 것입니다. 어쩌면 100년의 공전(revolution) 중 불현 듯 일어나는 사건이 혁명(revolution)일지 모르는 일, 2017 레드 어워드에서 기적 같은 혁명을 꿈꾸며 저주와도 같은 공전을 버티는 문화예술계 곳곳의 ‘트’와 접속해 주십시오.
시간 : 12월 23일 토요일 16시
장소 : 서울시 시민청 바스락홀
주관 :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회
주최 :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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